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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전국민 공공 AI, 성공할 수 있을까?플랫폼 인사이트 2025. 7. 14. 12:48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전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생성형 AI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공공이 주도하여 국가 대표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오픈소스화함으로써 전 국민의 AI 접근권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출처: 국민일보 그러나 이러한 전국민 공공 A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공공 주도 사업들의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공공이 주도했던 제로페이와 공공 배달앱 같은 플랫폼 사업들이다. 이들 사례는 공공이 플랫폼을 설계하고 운영할 때,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제로페이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지자체, 은행, 민간 결제사업자가 협력해 도입된 QR코드 기반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기존 카드 결제는 카드사·밴사·PG사 등에 평균 2~3%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제로페이는 0~0.5% 수준이며 소상공인의 경우 대부분 수수료가 0%에 가깝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05억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에 의뢰한 ‘소상공인 전용결제시스템사업 성과에 대한 검증·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제로페이 결제액은 약 2조 4,650억 원으로, 같은 해 국내 민간 결제시장 규모(약 1,000조 원) 대비 0.25%에 불과한 수준이다.
결국 정부가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시장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공 배달앱
기존 민간 배달앱(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이 높은 중개수수료, 광고비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 속에서 공공 배달앱이 등장했다.

하지만 전국 지자체가 우후죽순으로 출시했던 공공 배달앱이 3, 4년이 지난 현재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매년 수억 수십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사업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4년 9월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쿠팡이츠가 24%, 요기요가 14%를 기록했다. 공공 배달앱을 포함한 기타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경기도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배달특급에 약 3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중 중개수수료 부문에서만 2021년 127억 원, 2022년 67억 원, 지난해 62억 원 등 총 256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투입된 예산 대부분이 중개수수료를 보전하는 데 쓰였다고 볼 수 있다. 2024년에도 62억 원이 추가로 편성되었으며, 지속적인 사업성 악화로 경기도는 운영 방식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용자 수 감소와 누적 적자가 이어지면서 최근 1~2년 사이 대전 ‘휘파람’, 전남 여수 ‘씽씽여수’, 경남 거제 ‘배달올거제’, 충남 ‘소문난샵’, 부산 ‘동백통’, 전북 남원시 ‘월매요’ 등 10여 곳의 공공 배달앱이 운영을 종료했다. 공공 배달앱의 저조한 이용률과 누적 적자로 '혈세 먹는 하마'라는 비판 속에 하나 둘 철수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공 배달앱 역시 자영업자들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민간 배달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시장에서 외면 받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 배달앱이 실패한 이유
배달앱 시장은 이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다양한 입점 업체, 빠른 배달 시간, 각종 할인 혜택 등 이 두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혜택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공공 배달앱을 시장에 출시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 공공 배달앱은 민간 배달앱에 비해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UI/UX가 더 편리한 것도 아니고, 입점 업체 수가 더 많은 것도 아니며, 배달 속도나 소비자 혜택도 부족하다. 모든 측면에서 민간 배달앱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문제의 핵심은 플랫폼 설계 철학에 있다. 플랫폼 서비스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공 배달앱은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 완화라는 공급자 중심의 목적에서 출발했고 설계되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서비스가 되었고, 이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운영 측면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 배달 앱을 운영하려면 배달 라이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콜센터 인력 등 다양한 인건비와 운영비가 발생한다. 공공 배달앱은 광고도 받지 않고, 수수료도 1~2% 수준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공공 배달앱 운영비는 세금으로 충당될 수밖에 없다.
또한 낮은 수수료 구조로 인해 배달 라이더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라이더 수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배달 시간은 길어지고 소비자 만족도는 하락한다. 또한 수익이 없기 때문에 민간 배달앱처럼 소비자에게 혜택도 제공하기 어렵다. 결국 이런 악순환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진다.
요약하자면, 공공 배달앱은 민간 배달앱들과 경쟁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아무리 공공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금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공 AI
결국, 공공이 주도해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는다 하더라도, 다른 AI 모델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과거 제로페이나 공공 배달앱처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사업은 실패할 것이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세계 AI 챗봇 시장 점유율 1위인 ChatGPT를 운영하는 “오픈AI(OpenAI)”조차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디인포메이션이 입수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는 "2024년에 약 50억 달러(약 6조 9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6년에는 140억 달러(약 19조 원)"까지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28년까지 누적 적자는 440억 달러(약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출처: 아시아 투데이 오픈AI는 유료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예: ChatGPT Plus)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GPU), 데이터센터 인프라, 인건비 등으로 인해 큰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유료 모델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국민에게 무료로 공공 AI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더구나 현재도 민간에서 제공하는 AI 모델들이 일정 수준까지는 무료로 사용 가능한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국민에게 꼭 무료 AI를 제공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
또한 AI 모델을 내놓더라도 다른 AI 모델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수익 기반이 없다면 지속적인 성능 개선도 어려워진다. 그렇게 되면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과거 제로페이, 공공 배달앱의 사례처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형 AI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AI 모델의 연구와 개발 운영은 철저히 민간중심으로 돌아가야 되고, 정부는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단순히 투자 또는 인프라 지원하는 역할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본다. 또한 AI 모델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이 수익이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되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